오늘 장 시작 전, 미국 증시 신고가와 국내 시장 흐름을 어떻게 볼까?
어제 밤사이 미국 증시는 또다시 뜨거운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S&P 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7800선을 돌파하고 나스닥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마치 고금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모습인데요. 이런 미국 시장의 랠리를 보면서, 저는 '과연 이 에너지가 우리 시장에도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글로벌 시장의 큰 흐름과 우리 시장의 디테일한 움직임 사이에는 온도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미국 증시의 뜨거운 열기, 그 이면의 금리 시그널
어제 미국 시장은 기술주들의 강력한 반등과 함께 S&P 500이 7818.93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나스닥 역시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런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데, S&P 500 기업들의 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그 중심에는 역시 AI 관련 기업들이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인공지능(AI) 투자가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시장의 열기 뒤에는 여전히 높은 장기 금리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에요.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3%를 훌쩍 넘어서며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살짝 숨 고르기를 하며 5.2%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인 건 분명합니다. AI 인프라 투자 등 강한 수요가 장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고요. 한편에서는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 같은 투자자들은 현재 시장을 '슬픔의 첫 번째 단계인 부정'이라고 경고하기도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과거 시장을 보면서 느낀 건, 너무 뜨거운 열기는 언제나 일정 부분 식어가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라는 점입니다. 지금 당장 즐겁더라도 뒤를 돌아볼 여유는 필요하겠죠.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만, 금리라는 거시경제 변수는 여전히 우리 투자자들에게는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과열되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외국인 수급과 국내 증시의 이중적인 온도차
우리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 증시와는 사뭇 다른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어제 코스피는 외국인들이 1조 7천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하루 만에 7000선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환차손 때문이라기보다는 외국인들이 반도체 비중을 조절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자사주 매입이 끝난 종목은 매도하고, 자금이 2차전지나 소부장, 바이오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도 보였죠.
반면 코스닥은 어제 3% 가까이 오르면서 활기찬 모습을 보였습니다.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성장주 섹터로 자금이 순환매되는 양상이 뚜렷했습니다. 외국인도 코스닥에서는 1천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닥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지난 9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반도체 관련 지주사인 SK스퀘어와 우리금융지주 같은 전통적인 배당 및 실적 가치주에 자금이 몰린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이는 국내 시장이 전반적인 지수 흐름보다는 개별 섹터와 종목별로 매우 선택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시장이 좋다/나쁘다'로 판단하기보다는, 어느 섹터에 자금이 흘러들어 가고 있는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을 선별적으로 담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오늘 장은 미국 시장의 훈풍을 받으면서도, 국내 시장의 외국인 수급과 섹터별 차별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코스피 대형주와 코스닥 성장주 간의 괴리가 언제쯤 수렴할지, 그리고 다가오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가 반도체 섹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시장 전체를 한 방향으로 보기보다는,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하루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