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 시작 전, 마이클 버리의 경고와 코스피 급락,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제 우리 시장, 정말 충격적인 하루였습니다. 코스피가 무려 8% 가까이 급락하며 7,600선까지 주저앉았죠. 동시에 '빅 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한국 시장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확대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입니다. 저도 아침부터 정신없이 뉴스를 찾아보고 또 찾아봤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오늘 장을 어떻게 맞이할지 마음을 다잡는 게 중요하니까요.
‘빅쇼트’ 마이클 버리, 한국 반도체 시장에 경고장을 날리다
먼저,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버리가 또다시 하락에 베팅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 종목과 ETF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는데요. 특히 그의 발언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약 80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4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버리는 이를 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 즉 '종말의 시작(beginning of the end)'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약 65%나 높은 수준인데,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가장 큰 괴리율이라며 반도체 업종의 약 30% 조정을 경고하기도 했죠.
물론 마이클 버리의 예측이 항상 맞았던 건 아닙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정확히 맞혀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 테슬라 공매도나 2023년 미국 증시 전체 하락 베팅에서는 시장 반등에 밀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전력도 있습니다. 저 역시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이번엔 다를 거야'라며 낙관적으로 봤다가 아쉬운 결과를 얻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의 경고를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 신호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시장이 뜨거울 때 한 번쯤은 냉정하게 우리 포트폴리오를 돌아볼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메타발(發) AI 과잉 투자 우려에 코스피 '검은 목요일'
마이클 버리의 경고가 나온 직후, 어제 우리 시장은 그야말로 '검은 목요일'을 보냈습니다. 7월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89% 급락한 7,648.09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 지수도 6.74% 하락한 866.72를 기록하며 900선 아래로 밀려났습니다.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였으니, 그만큼 시장의 충격이 컸다는 방증이겠죠.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Meta Platforms)에서 나왔습니다.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 및 AI 반도체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겁니다. 이 소식에 미국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반도체 기업들이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9% 넘게 떨어져 28만원선까지 내려왔고, SK하이닉스도 14% 넘게 하락하며 210만원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 3천억 원가량 대거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1,555.8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그동안 AI 반도체 랠리가 워낙 뜨거웠던 터라, 작은 불확실성에도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어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물론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구상이 곧바로 AI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시장은 늘 민감하게 반응하죠. 지금은 특정 기술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했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때입니다.
오늘 장은 어제 급락의 여파와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소식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 너무 비관할 필요도, 그렇다고 무작정 낙관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은 시장의 거시적인 흐름과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분하게 시장을 지켜보는 자세가 중요해 보입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는 이런 장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